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현장]

소통으로 연결된 품질보증, 기동화력 수출 활로를 넓히다

국방기술품질원 기동화력센터-방산업체 수출간담회

오범택

사진 이재경

K-방산이 전 세계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2025년에는 우리나라의 전체 무기 수출 계약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은 명실상부한 ‘방산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기동화력 무기체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무기의 우수한 신뢰성과 품질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군비 확장 기조 속에 K-방산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 확대 흐름 속에서, 수출품 정부품질보증(GQA) 활동의 중요성 또한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방산업체 간 공식적인 소통 창구는 아직 미흡한 상황으로, 현장 중심의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전달하고 조율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의 채널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에 국방기술품질원은 지난 4월 16일 창원 일원에서 수출 협력 강화를 위한 소통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수출 업무 전반에 걸친 품질보증 활동의 효율화를 모색하는 한편, 방산업체들이 겪는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앞으로도 실효성 있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기술품질원 박두일 기동화력센터장은 인사말을 통해 “현재 수출 장비가 해외 현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각 방산업체와 국방기술품질원 구성원들의 꾸준한 노력과 헌신 덕분”이라며, “정부의 수출 품질보증 활동이 3년 차에 접어든 지금, 그간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개선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제안된 의견들은 즉시 반영 가능한 부분부터 적극적으로 검토해 관계 기관 및 업체들과 공유하겠다”며, “이번 간담회가 향후 품질보증 체계 고도화를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방산 수출은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

정책 기반은 정부가, 실행은 업체가 주도해야…

이날 간담회 1부에서는 오원진 경남대학교 교수가 ‘방산 수출정책과 수출 확대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과거 방위사업청 방산진흥국장을 역임하며 방산 육성과 수출 지원 실무를 경험한 그는, 현재의 방산 수출 성과는 과거 무기체계 개발 노력의 결과이며, “지금 우리가 준비하는 일들이 바로 다음 세대의 자산이 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방위산업을 단순 수출 산업이 아닌 미래 전략 산업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방산 수출은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 안목과 체계적인 준비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정책 기반은 정부가 제공하되, 실제 실행은 업체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산 수출이 일반적인 시장경제 구조와는 달리 외교 관계, 제도, 지정학, 기후 등 다양한 비경제적 요소의 영향을 받는 특수한 산업임을 설명하며, 통합형 수출 전략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무기체계 중심에서 벗어나 정비(MRO), 교육훈련, 후속지원 등 전반적인 생애주기 기반 수출 모델로 확대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특히 가격 대비 성능, 납기 능력, 후속 지원 체계 확보가 실질적 경쟁력을 결정짓는 요소이며, 이 경쟁력은 외부에서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닌 업체 스스로 축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제도적 기반과 인프라를 마련하고, 업체는 그 틀 안에서 전략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다양한 방산 수출 사례를 소개하며, 계약 이전 단계에서의 절차적 검토, 전략 수립, 정보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방산 수출이 단순 거래를 넘어선 국가 간 신뢰 기반 협력이라는 점에서, 기업과 정부, 유관기관 간의 긴밀한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 교수는 “지금 우리가 준비하는 방산 수출은 단순한 수출 활동을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기반이자 자산”이라며, 방위산업이 국가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임을 다시금 환기했다.

“GQA 협력 기반 확대로 수출 신뢰성 제고”

수출 경쟁력의 핵심, GOA로 K-방산 신뢰도·경쟁력 높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군비 확장 추세가 가속화되면서, K-방산의 수출 물량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수출품 품질보증 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국제품질보증협정 확대에 따라 계약업체와 정부 간 협업체계 강화가 필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열린 수출간담회 2부 세션에서는 수출 관련 지속적 회의체 구축 방안과 함께 현장 애로사항 공유 및 실질적 소통창구 마련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이 자리에서 정부 수출 품질보증 제도인 GQA(Government Quality Assurance)의 개요를 소개했다. GQA는 군수품 수출 시 수입국의 요청에 따라 수출국 정부가 수입국을 대신해 품질보증을 수행하는 제도로, 제품의 품질 신뢰도 확보는 물론 기술적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이 제도는 국가 간 양해각서(MOU)를 기반으로 하며, 단순 품질 절차 정의를 넘어 양국 간 기술 협력의 기반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4년 캐나다와의 협정을 시작으로, 2025년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27개국과 국제품질보증협정을 체결하며 상호 품질보증 요청이 가능한 국제 협력 체계를 갖췄다.

GQA는 △수입국의 시간 및 비용 절감 △품질 이슈 발생 시 신속한 기술 대응 △정부 간 공식 협력 채널 확보 등의 효과를 통해 K-방산의 신뢰성과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핵심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국방기술품질원 기동화력센터는 2023년부터 본격적인 GQA 활동을 전개해 약 5,700억 원 규모의 국제 계약을 성사시켰으며, 2024년에는 1조 3천억 원 규모로 확대되는 등 정부 품질보증 활동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장의 목소리에서 제도 개선까지, 방산 수출 품질체계 모색”

정부지정검사원 확대… 자율 품질보증 기반 마련 필요

이번 간담회에서는 수출품 품질보증(GQA) 활동의 효율화 방안과 방산 수출을 위한 실질적인 소통과 협력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간담회에 앞서 방산업체들로부터 다양한 건의사항을 수렴했으며, 현장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정부와 업체 간 현실적인 제도 개선 방향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주요 건의안으로는 △피드백 창구의 공식화를 통한 대응 절차의 명확화 △ATP(Approval Test Procedure) 외 불필요한 시험 항목 최소화 △단종 부품 대응 절차 간소화 및 선적용 제도 확대 △품질 안정화 품목에 대한 검사 항목 조정 △자동화 검사장비 인정 범위 확대 △정부 시험시설 활용 시 긴급 대응체계 마련 △정부와 업체 간 사전 계약 협의 절차 정비 △VR·블루투스 등 최신 민간 기술의 방산 현장 적용 검토 등이 제시됐다.

이 중 특히 눈에 띈 것은 정부지정검사원(DGQR: Designated Government Quality Representative) 제도 확대에 대한 업계의 공통된 요청이었다. 업체들은 위탁 품목이나 반복 생산되는 안정화 품목의 경우, 입회 검사 비중을 줄이고 DGQR 인력에게 실질적인 품질관리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납기 지연과 품질검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민간 분야에서 활용 중인 VR·블루투스 기반 시스템 등을 방위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수용성 확대 및 제도 정비에 대한 제안도 이어졌다.

국방기술품질원은 “현장의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제도적 기반과 규정 요건을 면밀히 검토하고, 실무 부서와 협력해 가능한 사항부터 단계적으로 개선을 추진하겠다”며, 현장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체감도 높은 품질보증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끝으로 박두일 기동화력센터장은 “이번 간담회가 단발성 소통에 그치지 않도록, 제안된 안건들을 토대로 지속적인 후속 논의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 확대가 본격화되는 지금, 정부와 업체 간 실질적인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소통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소통과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통해,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