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에 기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이야기

기술로 품질로

[기고]

군 애로사항의 해결사,
다빈도 고장품 고장 원인분석

신뢰성시험분석팀 하성철 선임연구원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은 국방 RAM 업무(제6장)에 국방기술품질원의 임무로 명시되면서, 2015년부터 야전운용제원 RAM 분석의 후속 업무로 수행되기 시작하였다. 이 업무는 야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고장품목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도출함으로써 품질개선을 추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5년부터는 국방기술품질원 기술연구본부(국방신뢰성연구센터) 주도로 업무 체계가 개편되어, 보다 다양한 군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확대되었다. 기존의 품질개선 중심에서 나아가, 운용성 향상, 군수지원 개선, 시험법 개발, 표준 제정 등 다양한 연구성과의 활용 경로를 설정하고 이를 실제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운용단계 문제 해결에 그치지 않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야전 데이터 기반의 신뢰성 시험 프로파일을 개발하여 무기체계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전순기 고장원인분석으로 업무를 확장하고자 한다.
국방기술품질원의 이러한 노력은 우리 군의 전력 유지 및 증강, 무기체계 가동률 향상, 전순기 신뢰성 확보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이란?

다빈도 고장(결함)이란, 임무 수행이 심각하게 제한되거나 수행이 불가능한 치명적인 고장이 장비 및 결합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설계 결함, 불량 소재, 품질 이상 등을 모두 포함하며, 국방부 「총수명주기관리업무훈령」 별표 1에서 정의하고 있다.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은 이러한 다빈도 고장품에 대해 국방기술품질원이 군 운용 장비의 신뢰도 향상을 목적으로 품질 개선을 지원하는 업무로, 국방부 「총수명주기관리업무훈령」 제17조에 정의되어 있다. 이 분석 업무는 정의된 절차에 따라 야전운용제원 분석을 선행한 후, 식별된 다빈도 고장품을 중심으로 수행되며, 전반적인 과정은 크게 일곱 가지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그림 1.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 업무 수행 절차
  1. ① 운영장비에 대한 야전운용제원 RAM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3년간 고장빈도가 증가한 품목(고장률 증가)”, “정비비용 상위 품목”, “단가 상위 품목”, “공통 적용 품목” 등의 기준에 따라 데이터를 분석하고, 소요군의 의견을 반영하여 1차적으로 다빈도 고장품을 식별한다.
  2. ② 분석대상 장비 외에도 추가적인 군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육군, 해군, 공군 및 해병대를 대상으로 별도의 요구 품목 조사를 실시한다.
  3. ③ 두 차례에 걸쳐 식별된 다빈도 고장품에 대해 고장 현상을 명확히 파악하고, 고장원인분석 수행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야전 부대를 방문한다. 이 과정에서 소요제기 부대 인터뷰, 고장 시료 제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최종 분석 대상 품목을 선정한다.
  4. ④ 분석 대상이 확정되면, 품목별 업무 수행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국방부 군수관리관(장비관리과)에 보고한다.
  5. ⑤ 필요한 경우 고장 시료를 제작하여 비파괴 또는 파괴 시험을 수행하고, 고장 상황을 재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장원인 가설을 검증한다.

  6. ⑥ 보다 정밀한 고장원인 분석을 위해 CAE(Computer-Aided Engineering)를 활용한다. 실험 결과를 다양한 해석 툴로 분석하여 고장원인을 검증하고, 가능한 경우 품질개선을 위한 최적의 해결책을 도출한다.
  7. ⑦ 마지막으로, 국방부 군수관리관 주관으로 매년 12월경 개최되는 국방 RAM 및 RAM-C 심의회의를 통해 당해연도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 결과에 대한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한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를 통해 도출된 분석 결과는 고장원인분석을 요청한 소요제기 부서에 전달되며, 분석보고서를 발간하여 유관기관에 공유 및 환류된다.

기술연구본부(국방신뢰성연구센터) 주도 수행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 업무는 2015년경 시작되어, 초기에는 품질연구본부 산하 지역센터를 중심으로 수행되었다. 그간의 꾸준한 노력과 성과로 인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약 313억 5천만 원의 국방 예산을 절감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올 정도로 성과가 가시화된 바 있다. 그러나, 품질연구본부에서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품질개선 과제와의 업무 유사성, 품질개선을 위한 고장원인분석 대상 식별의 어려움, 야전운용제원 분석 및 소요군 요청 장비에 대한 낮은 과제 채택률 등의 문제로 인해 일부 개선이 필요한 시점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해당 업무가 군의 애로사항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전투력 향상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기술연구본부 국방신뢰성연구센터가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구분 과거 개선
대상 식별
  • 운용제원 기반 고장품목
  • 군 요구품목
  • 품질개선 가능여부(개발주관기관 의견 확인)
  • 운용제원 기반 고장품목
  • 군 요구품목
  • 고장분석 가능여부(군 요청 해결책 제공 가능성 판단)
선정 기준
  • 품질개선 가능 여부
  • 군 애로사항 해결 가능 여부
결과 활용
  • 품질개선
  • 품질개선
  • 시험법 개발(시험 수행 지원)
  • 운용성 향상(교범 변경 등)
  • 표준 제정(국방 표준 확보 등)
  • 군수 향상(조달 시 고려 사항 등)

기술연구본부 주도로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 업무를 추진함에 있어 가장 중심에 둔 가치는 “군의 애로사항 해결”이다. 군 운영장비의 운용 효율성과 장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소요군이 현장에서 겪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고 분석 및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분석과 연구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이 크게 다섯 가지 분야에 걸쳐 활용될 수 있다:

  • ① 품질개선 : 형상 변경 등을 통해 고장률을 낮추고 신뢰도를 향상시킨다. 본 업무를 통해 가장 직접적으로 기대되는 성과로, 최적 형상을 도출하여 수명을 연장하고 성능을 개선함으로써 품질을 향상시킨다.
  • ② 운용성 향상 : 장비 운용 과정에서 고장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운용 방안이나, 고장 이후 정비를 사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비 방법을 도출하여 무기체계의 운용성을 높이고 가동률 향상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교범 변경 등을 통해 운용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
  • ③ 군수 개선 : 고장품목을 수리부속으로 조달할 때 보다 나은 품질의 제품이 확보되도록 지원한다. 특히, 운용 중 조달 시 최저가 입찰 등으로 인해 품질이 낮은 제품이 납품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성능 시험 기준 등을 마련하고 이를 계약 조건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 ④ 시험법 개발 : 현재 무기체계에서 발생하는 고장을 바탕으로 신뢰성 시험 기법을 개발하여, 향후 유사 무기체계 개발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실제 야전 환경(진동, 온도, 충격 등)을 측정해 이를 반영한 신뢰성 시험 프로파일을 구축함으로써 수명 검증이 가능하도록 한다.
  • ⑤ 표준 제정 : 연구 결과 중 제도화가 가능한 성과는 국방표준으로 제정하여, 단기적인 개선에 그치지 않고 개발 단계부터 운용, 조달까지 전 과정에 걸쳐 다빈도 고장품의 품질 확보와 개선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같이, 기술연구본부는 단순한 품질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운용성 향상과 군수지원 체계 개선, 시험기법 개발, 표준화 추진 등 다각적인 방식으로 군의 전력 유지 및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2024년 연구성과

2024년에는 품질연구본부가 사업 관리를 담당했으나, 모든 과제는 기술연구본부에서 단독으로 수행하였다. 총 13개 무기체계의 18개 품목에 대한 고장원인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이를 통해 정비비용 및 조달비용 절감 등 약 120.8억 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었다. 각 과제는 2024년 7월 중간평가와 11월 최종평가를 거쳤으며, 모든 과제가 80점 이상의 성과를 기록하여 사업 전체가 성공적으로 수행된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중 최우수 과제로 선정된 ‘00 전차 흙제거기’에 대한 연구 사례는 다음과 같다.

과제명
  • 00 전차 흙제거기 파손 분석 연구
장비 형상 및 현실태
  • 00 전차 궤도의 흙 쌓임을 방지하기 위한 흙제거기 조립체의 균열 및 파손 발생
  • 기동륜 인근에 부착되어 있어 궤도 정상작동 방해, 후방/인근차량 진로 방해 및 인명피해 우려
  • 과거(’21년) 형상변경 시 수행된 전산구조해석 검토 결과, 고장원인 재분석 필요성 확인
    • 형상변경 시 충격파손만 고려, 피로파손 가능성 관련 검토 필요
개선사항
  • 재질 강도, 형상 특성을 고려한 형상 최적화 결과 제시
  • 유사부위 추가 고장(피로파손) 시 고려가능한 개선 형상 제시
    • 0.2 MPa 하중 시 항복강도의 20%, 피로한계 36% 최대응력 작용
    • 체계 부착 시 기타 체계 장비와 간섭없음 확인
추진성과
  • 소요군 요구사항 해소(고장원인 분석), 최적형상 도출
    • 고장원인 : 지속적인 힘에 의한 피로파손
  • 경제효과 : 연간 약 0.9억원 절감 예상
    • 장비단가(1백만원), 고장발생율, 적용장비 수 등 고려
  • 분석결과에 대한 기품원 품질연구본부, 업체 환류 예정

00 전차의 흙제거기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개선 노력이 있었으나, 고장원인에 대한 재분석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본 과제를 통해 신규 고장원인 파악과 최적 형상 도출을 위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현재는 개선된 형상의 제품이 도입 중에 있어, 본 연구에서 도출한 최적 형상을 직접 제시하는 데에는 일정한 제약이 따른다. 이는 현재 도입 중인 개선품이 과거에 판단된 고장원인인 ‘흙에 의한 충격파손’을 반영하여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개선품 도입 이후에도 고장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경우, 본 연구에서 새롭게 도출한 고장원인인 ‘피로파손’을 기반으로 한 분석 결과와 최적 형상안을 적용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품질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빈도 고장품의 고장원인을 분석하는 기존의 접근과 달리, 2024년에는 처음으로 야전 데이터 수집 기반의 시험법(프로파일)이 시범적으로 개발되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00 무기체계 중 반복적으로 고장이 발생하는 전시통제기를 대상으로, 훈련 중 노출되는 실제 운용환경(진동, 충격 등)을 현장에서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뢰성시험 프로파일(안)을 도출하였다. 비록 이번 측정은 일부 제한된 지점에서만 수행되어, 해당 데이터가 전시통제기의 전반적인 운용 환경을 완전히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러한 방법론을 적용하여 더 많은 지점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한다면, 향후 후속 무기체계 양산 시 해당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신뢰성시험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더 높은 수명을 가진 전시통제기의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 발전방향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은 무기체계의 주요 구성품에 대한 품질을 개선하고 운용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우리 군의 전력 유지 및 증강에 즉각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업무이다. 이러한 중요한 업무에 있어 심도 있는 기술적 연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연구 결과의 실질적 활용이다.

기존에는 품질개선 효과에 중점을 두었으나, 최근에는 군의 애로사항 해결 중심으로 업무 방향성이 재정립되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군 현장 적용은 아직 미진한 실정이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는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 협의체’(가칭)를 품목별로 운용할 예정이다. 이 협의체는 실 장비 운용자, 고장원인 분석을 요청한 정비 담당자, 각 군 참모부서(장비과, 총수과 등), 국방기술품질원의 분석담당자(신뢰성시험분석팀), 대군지원 담당자(대군지원실) 등이 함께 참여하여 구성된다. 협의체는 고장원인 분석 및 해결책 도출 과정에서 소요제기자의 요구와 방향성이 반영되었는지, 적용 방안이 군 현장에 실질적으로 적용 가능한지 등을 사전에 검토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또한, 매년 4월경에는 분석결과 설명회를 개최하여, 전년도 분석 결과를 소요군에 설명하고 적용 방안에 대해 현장에서 직접 공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소요군의 요구를 사전에 파악하고 연구에 반영하며, 최종 산출물에 대한 현장 환류 및 적용 방안 도출을 함께 고민하는 체계를 정립하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국방기술품질원은 표준연구실과 협력하여 국방규격개선사업 등에도 참여함으로써, 연구 성과가 운용 중인 무기체계에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총 17개 무기체계의 20개 다빈도 고장품에 대해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중 18개 품목은 고장원인분석을 위한 연구 대상이며, 나머지 2개 품목은 전년도에 시범적으로 추진된 야전데이터 수집 및 신뢰성시험 프로파일 개발 과제의 후속 연구 대상이다. 본 과업은 단기적으로는 전력 유지 및 증강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는 더 높은 수명의 군수품 확보로 이어질 수 있도록 수행할 계획이다.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 업무는 지금까지 군과 긴밀히 협력하며 다수의 전문가들의 손을 거쳐 발전해왔다. 앞으로는 이러한 노력이 더욱 군 현장과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협업 체계를 강화하고, ‘데이터가 힘이 되는 시대’에 걸맞게 야전데이터의 확보와 활용에 더욱 집중하여, 개발에서 운용까지 무기체계의 전순기 신뢰성 확보에 기여하고자 한다. 더불어, 장비 운용 매뉴얼과 표준화 체계에 대한 관심과 노력을 강화하여, 다빈도 고장품의 지속적인 개선과 현장 적용을 위한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것이다.

국방기술품질원은 군수품의 품질과 신뢰성을 책임지는 전문기관으로서, 무기체계의 개발부터 운용에 이르는 전순기에 걸쳐 신뢰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다빈도 고장품 고장원인분석은 운용 중인 무기체계의 가동률을 높이는 데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핵심적인 업무라 할 수 있다. 이 업무는 단순한 기술적 분석을 넘어, 군의 애로사항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중심에 두고 수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 군의 전력 유지와 증강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