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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QS 매거진

저장수명 예측을 위한 가속수명시험 결과 분석 사례

2025. 03. 28

배만재
국방기술품질원 이화학시험분석팀 책임연구원

문원경
국방기술품질원 이화학시험분석팀 연구원

기품원은 2006년도부터 저장수명이 도래하는 화생방장비와 물자의 시효연장을 판정하기 위하여 저장 화생방장비·물자 신뢰성평가(Chemical Materiel Stockpile Reliability Program, 이하 CSRP)를 수행하고 있다. CSRP의 신뢰성 평가를 위하여 저장수명이 종료되는 연도부터 신뢰성 시험을 시작하므로 시험결과를 데이터로 축적하고 있다. CSRP 시험결과는 화생방장비와 물자가 시간 경과에 따라 지속적인 노화가 진행되어 물성 및 성능 저하가 발현되는 자연노화를 분석할 수 있는 실제 자료이다.
가속수명시험은 사용조건보다 가혹한 일정 스트레스 조건에서의 시험데이터들을 분석하여 수명-스트레스 관계식을 추정하고, 이로부터 사용조건의 수명을 추정하기 위한 시험이다. 가속수명시험은 사용조건에서의 수명을 짧은 시간에 추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적절하지 않은 평가항목과 스트레스 수준 등을 적용하면 잘못된 결론을 초래할 수 있어 검증이 필요하다.
화생방장비와 물자에 많이 사용되는 부틸 고무에 대한 가속수명시험 결과를 자연 노화된 제품의 CSRP 데이터를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를 사례로 소개한다.

서론

신뢰성의 정의는 “아이템이 주어진 기간 동안 주어진 조건에서 요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다. 정의에서 “주어진 기간”이란 아이템의 임무 수행을 위하여 설정된 시간으로, 시간은 단순히 시간(time)이라는 척도 이외에 사용횟수, 거리 및 사이클 등이 될 수 있으며, “주어진 조건”은 아이템을 사용하기 시작하여 폐기될 때까지 아이템의 기능과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조건으로 환경조건과 사용조건으로 나눌 수 있다. 신뢰성을 정량적인 값으로 표현하는 수치를 신뢰성 척도라 하며, 일반적으로 수명, B 수명, 백분위 수, 고장률 함수, 평균수명(수리 불가능 아이템: MTTF, 수리 가능 아이템: MTBF) 등이 있다. 신뢰성 향상을 위해서는 설계 및 제조단계에서부터 발생 가능한 고장에 대하여 철저한 대비를 하며, 사용자도 무리하게 또는 의도한 목적 외에는 사용하지 않고 예방정비를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신뢰성 시험(reliability test)은 제품의 수명 또는 고장률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으로 개발 및 양산 단계에서 신뢰성 향상 · 평가 · 보증을 위하여 실시되는 모든 시험이다. 신뢰성 시험 중에 시간을 단축시킬 목적으로 사용조건보다 가혹한 조건에서 수행하는 시험을 총칭하여 가속시험이라 한다. 가속시험은 가속수명시험(Accelerated Life Test)과 가속스트레스시험(Accelerated Stress Test)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가속수명시험은 “제품의 실제 사용조건보다 가혹한 조건(가속 조건)에서 시험하여 고장을 촉진 시키고 가속 조건에서 관측된 데이터로부터 수명과 스트레스 관계를 추정하고 이를 사용조건으로 외삽(外揷, Extrapolation)하여, 사용조건에서의 수명을 빨리 추정하기 위한 시험”으로 정의한다. 이론적으로 온도를 높이면 화학 반응속도가 높아지므로 제품의 열화와 고장이 가속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명예측을 위한 설계 과정에서 스트레스 수준, 시험항목, 시험온도, 시험시간 등의 변수에 따라 잘못된 수명으로 추정을 할 수 있어 검증이 필요하지만, 실제 장시간 사용 또는 저장기간에 따른 시험데이터의 확보가 제한적이라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기품원은 저장 화생방장비와 물자에 대한 수명연장 프로그램인 저장 화생방장비·물자 신뢰성평가(CSRP, Chemical Materiel Stockpile Reliability Program)를 수행하고 있으며, 저장수명 이후의 제품들에 대한 신뢰성시험 결과인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화생방장비와 물자의 구성품에 많이 사용되는 부틸 고무를 대상으로 가속노화시험을 수행하고, 추정된 저장수명을 저장 화생방장비·물자 신뢰성평가의 실제 노화 제품 및 시험데이터를 이용하여 검증하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부틸 고무의 저장수명 추정

가속수명시험 설계

화생방장비와 물자의 구성품으로 부틸 고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저장기간 동안 온도 노출로 인한 물리적 특성의 변화로부터 부틸 고무의 내구성을 추정하기 위한 가속노화시험을 한국산업표준인 KS M ISO 11346(가황 또는 열가소성 고무 - 수명 및 최대 사용 온도 추정)을 참고하여 가속수명시험을 수행하였다.

가속수명시험은 화생방장비와 물자의 노출 가능한 스트레스 인자인 온도, 습도, 빛, 산소, 오존 중에서 저장 및 포장 조건을 고려하여 스트레스 인자로 ‘온도’를 선정하였다. 시험 온도는 3개 수준(100℃, 125℃, 150℃)으로, 노화 시간은 최대 1,008시간(42일)으로 선정하였다. 성능측정항목은 숫자로 표시되는 값의 변화를 시간에 따라 측정 가능한 물리적 특성인 4개 항목(경도, 인장강도, 인장응력, 신장율)으로, 고장판정 기준은 고무제품 품질관리 기준으로 결정하였다. 시험은 3개 수준 온도에서 고장이 발생할 때까지 계속하는 것으로 계획하였으며, 각각의 온도별로 시간에 대한 각 물리적 특성의 결과를 도식화하고 통계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수명을 추정하였다. 수명 추정을 위한 가속 수명시험의 설계는 아래 그림 1과 같다.

  1. 스트레스 선정
  2. 스트레스 수준 결정
  3. 시료수 및 배분비율 결정
  4. 시험시간 결정
  5. 성능측정 항목 및 고장판정 기준 결정
  6. 성능측정 간격 결정
  7. 통계적 데이터 분석

그림 1. 가속 수명시험 설계 절차도

가속수명시험 결과

3개 수준의 시험 온도(100℃, 125℃, 150℃)에서 노화 시간에 따른 4개 항목(경도, 인장강도, 인장응력, 신장율)을 측정한 결과는 그림 2 ~ 그림 5와 같다. 노화 시간에 따른 온도별 경도의 변화는 그림 2와 같으며, 일반적인 품질관리 기준(45~63 Hs)은 흑색 실선으로 표시하였다. 모든 온도에서 노화 시간에 따라 경도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품질관리 기준을 초과하는 고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150℃에서는 168시간에서 시료의 부스러짐 현상이 발생하여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시험을 중단하였다.

그림 2. 노화 시간에 따른 경도 변화(100℃, 125℃, 150℃)

노화 시간에 따른 온도별 인장강도의 변화는 그림 3과 같으며, 일반적인 품질관리 기준(10MPa 이상)은 흑색 실선으로 표시하였다. 노화 시간에 따라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하였으며, 고장은 125℃에서는 540시간에, 150℃에서는 72시간에 발생하였다.

그림 3. 노화 시간에 따른 인장강도 변화(100℃, 125℃, 150℃)

노화 시간에 따른 온도별 인장응력의 변화는 그림 4와 같으며, 일반적인 품질관리 기준(2.5~4.5 MPa)은 흑색 실선으로 표시하였다. 125℃와 150℃에서는 노화 시간에 따라 인장응력이 증가 이후에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품질관리 기준을 초과하는 고장은 100℃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150℃에서는 168시간에서 시료의 부스러짐 현상이 발생하여 시험을 중단하였다.

그림 4. 노화 시간에 따른 인장응력 변화(100℃, 125℃, 150℃)

노화 시간에 따른 온도별 신장율의 변화는 그림 5와 같으며, 일반적인 품질관리 기준(450% 이상)은 흑색 실선으로 표시하였다. 노화 시간에 따라 수치가 낮아지는 경향을 확인하였으며, 고장은 100℃에서는 480시간에, 125℃에서는 168시간에 발생하였다.

그림 5. 노화 시간에 따른 신장율 변화(100℃, 125℃, 150℃)

온도별 노화 시간에 따른 물리적 특성 변화를 분석하면, 노화 시간에 따라 물리적 특성이 변화하는 경향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본 시험에서는 경도와 인장응력은 모든 온도에서 변화되는 양이 고장 수준에 이르지 않았으며, 인장강도와 신장율은 두 개의 온도에서 고장에 도달하는 시간을 관찰하였다. 즉, 노화에 따른 물리적 성질은 변하지만, 모든 물리적 성질이 수명과 직접 관련성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리적 특성의 변화가 수명과 연관성이 적은 경우, 시험데이터에서 저장기간과의 경향성을 찾을 수 없으므로 수명예측을 위한 시험항목 선정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장수명 추정

온도에 의한 노화는 일반적으로 Arrhenius 모델을 따른다. 온도가 노화에 영향을 주는 Arrhenius 모델의 식은 아래와 같다.

(K(T): 반응속도, B: 상수, : 활성화에너지, R: 기체상수, T: 가속시험온도)

시험에서 얻어진 온도별 시간에 따른 특성값의 변화를 Arrhenius 모델과 통계적 분석을 이용하여 저장온도에서 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
3개 수준의 시험 온도(100℃, 125℃, 150℃)에서 노화 시간에 따른 4개 항목(경도, 인장강도, 인장응력, 신장율)을 측정한 시험데이터 중에서 두 개의 온도에서 고장 시간을 확인한 인장강도와 신장율의 시험데이터로 아레니우스 도식을 작성하여 외삽법으로 추정하면, 저장온도에서 수명을 추정할 수 있다.
인장강도의 온도별 물성값 변화의 결과인 그림 3에 따라 125℃에서 고장 시간은 540시간, 150℃에서 고장 시간은 72시간으로 확인되었다. Arrhenius 모델에 따라 시험결과를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125℃ 150℃
T 398 423
1/T 0.0025 0.0024
t(hr) 540 72
log t 14.48 12.47

표 1. 시험결과 정리(인장강도)

표 1을 아레니우스 도식으로 표현하면 그림 6과 같으며, 실제 저장온도인 25℃에서 고장 시간인 수명을 외삽법(Extrapolation)으로 추정하면 약 5,700년이다.

그림 6. 아레니우스 도식(인장강도)

신장율의 온도별 물성값 변화의 결과인 그림 5에 따라 100℃에서 고장 시간은 480시간, 125℃에서 고장 시간은 168시간으로 확인되었다. Arrhenius 모델에 따라 시험결과를 정리하면 표 2과 같다.

125℃ 150℃
T 373 398
1/T 0.0027 0.0025
t(hr) 480 168
log t 14.36 12.87

표 2. 시험결과 정리(신장율)

표 2를 아레니우스 도식으로 표현하면 그림 7과 같으며, 실제 저장온도인 25℃에서 고장 시간인 수명을 외삽법(Extrapolation)으로 추정하면 약 21년이다.

그림 7. 아레니우스 도식(신장율)

가속노화시험을 통하여 저장수명은 인장강도와 신장율의 변화값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저장수명은 인장강도의 시험결과로 분석하면 약 5,700년으로 추정되었으며, 신장율 시험결과로 분석하면 약 21년으로 추정되었다. 시험항목에 따라 저장수명에 대한 추정값이 상이하므로, 가속노화시험에서 측정항목 선택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보공유 항목 개발

저장수명 검증을 위하여 부틸 고무로 제작된 ‘군용 화생방 방호 장갑’을 대상으로 저장연도 5년부터 35년까지 제품을 시료로 제작하였다. 시험항목은 가속수명시험에서 수행했던 시험 항목 중에서, 저장수명 추정을 했던 인장강도와 신장율을 선정하였고 물리적 특성의 변화 추세를 상관관계 분석을 하기 위하여 가교밀도를 시험항목에 추가하였다.
부틸 고무 제품의 저장기간에 따른 가교밀도, 인장강도 및 신장율의 변화는 그림 8 ~ 그림 10과 같다.

저장 기간에 따른 가교밀도의 측정은 시험편을 구성하고 있는 고무가 잘 용해되는 용매를 팽윤 용매로 사용하여 팽윤 전과 후의 무게 차이를 측정하여 Flory- Rehner 식을 이용하여 계산하고 측정한 결과는 그림 8과 같다. 가교밀도는 저장기간이 증가함에 따라, 최소값은 0.00288mol/cm3이며, 최대값은 0.00365mol/cm3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고무의 특성으로 제품에 남아있는 가교제에 의한 가교 형성이 원인인 것으로 판단되며, 장기적으로는 노화에 따른 산화에 의해 가교결합이 감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림 8. 저장기간에 따른 가교밀도 변화

저장 기간에 따른 인장강도를 측정한 결과는 그림 9와 같다. 인장강도는 저장 초기에는 증가하다가 저장기간 18년을 기점으로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며, 최초 고장 시점은 저장기간 23년임을 시험으로 확인하였다. 가속수명시험으로 추정된 수명인 약 5,700년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9. 저장기간에 따른 인장강도 변화

저장 기간에 따른 신장율을 측정한 결과는 그림 10과 같다. 저장기간에 따라 신장율은 감소하는 추세이며, 저장기간 22년부터 물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결과를 확인하였다.

그림 10. 저장기간에 따른 신장율 변화

그림 9와 그림 10을 육안으로 비교하면, 저장기간에 따른 물성값의 변화는 비슷하게 보인다. 따라서, 통계적 분석을 수행하여 비교하였다. 고무의 물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교밀도를 인장강도와 신장율에 대하여 상관관계 분석을 하였다. 통계적 분석결과인 상관계수(R2)는 표 3과 같다. 상관계수 비교를 통하여, 고무의 물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교밀도와 신장율이 상관성이 높은 것을 확인하였다.

가교밀도 인장강도 신장율
가교밀도 1
인장강도 -0.2209 1
신장율 -0.9287 0.4591 1

표 2. 시험결과 정리(신장율)

맺음말

부틸 고무의 저장수명을 추정하기 위하여, 100℃, 125℃, 150℃ 조건으로 가속 노화된 시료의 물리적 시험항목인 인장강도, 인장응력(200%), 신장율 및 경도의 변화를 측정하였다. 시험결과 두 개 이상의 온도에서 고장이 발생된 인장강도와 신장율에 대한 저장수명을 Arrhenius 모델을 이용하여 추정한 결과는 1) 인장강도는 25℃로 저장 시 고장에 이르는 시간은 약 5,700년이며, 2) 신장율은 25℃로 저장 시 고장에 이르는 시간은 약 21년으로 예측되었다. 미군은 군사규격인 MIL-HDBK-695E은 부틸 고무에 대한 저장수명을 20년 이상으로 권장하고 있다.

저장수명 추정에 대한 검증을 위하여 CSRP 데이터인 저장기간이 5년에서 35년까지 자연 노화된 부틸 고무 장갑의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였다. 측정 결과, 최초 고장 시점은 인장강도는 23년으로, 신장율은 22년으로 확인되었다. 통계적 분석을 위하여 물리적 특성과 관련 있는 가교밀도를 측정하여 상관관계 분석을 하였다. 분석한 결과는 상관계수 비교를 통하여 신장율이 가교밀도와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는 것을 통계적으로 확인하였다. 따라서, 부틸 고무의 수명예측을 위한 평가항목은 인장강도보다 신장율을 우선 선택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저장 화생방장비·물자의 신뢰성평가는 훈령에 따라서 저장수명 기간이 종료되는 도래 연도에 기술시험을 수행하여, 기술시험 검사의 데이터가 축적되고 있다. 저장수명 연구결과의 지속적인 검증을 위하여, CSRP의 수행으로 확보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저장수명 추정값이 적절한지 계속 추적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1. Heejin Kang, Jaehyuck Choi, Hanbo Kang, Hyunyong Jeong, & Taesoo Lee, The Effect of Heat Ageing of Natural Vulcanized Rubber. The transactions of the korean society automotive engineers, pp.1403-1408. 2002.
  • 2. Son, Chae Eun, & Choi, Sung-Seen, Analytical Techniques for Measurement of Crosslink Densities of Rubber Vulcanizates. Elastomers and composites, 54(3), 209-219, 2019.
  • 3. KS M ISO 11346, Rubber, vulcanized or thermoplastic-Estimation of life-time and maximum temperature of use, 2022.
  • 4. 국방부, 「저장 화생방장비·물자 신뢰성평가(CSRP) 훈령」, 2023.2.
  • 5. MIL-HDBK-695E, RUBBER PRODUCTS : RECOMMENDED SHELF LIFE, 2011.